4계절을 가진 우리나라의 환절기는 모두 4차례의 환절기(철이 바뀌는 시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질병발생과 관련된 환절기는 봄이 시작되는 시기와 가을이 시작되는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매년 반복되는 2차례의 환절기가 되면 언제나 질병발생에 대한 각종 경고와 주의가 내려진다. 그것은 실제로 환절기에 많은 질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환절기가 없으면 질병도 없을까? 환절기 없이 년중 기온이 일정하다면 질병의 발생패턴은 완전히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일 우리나라가 년중 여름과 같은 날씨가 계속되는 기후로 변한다면 닭의 호흡기 질병의 종류와 발병상황은 지금과는 완연히 달라질 것이다. 어쩌면 ND 와 같은 질병은 완전히 근절될 지도 모른다. 환절기로 언급되는 두 차례 계절이 바뀌는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큰 온도 변화이다. 그 중에서도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인 9월 이후의 기후 특징은 상대습도의 저하, 기온의 심한 일교차, 환기량 감소에 의한 열악한 환경조성 등 호흡기 질병이 발생하도록 적합한 상황을 만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닭의 호흡기 질병의 출현이 시작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고 기후 패턴이 변하지 않는 이상 역시 매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농장에서는 이에 대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환절기가 되더라도 계군이 기후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시설뿐 아니라 환기관리, 백신, 사료 및 음수관리, 계군의 영양관리 등을 보다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절기에 다발하는 호흡기 질병의 발병원인, 발생동향, 극복방안을 생각해보기로 한다.
1. 환절기 호흡기 질병의 발병원인
환절기에 주로 발생하는 호흡기 질병으로는 뉴캣슬병(Newcastle Disease), 저병원성가금인플루엔자(Low Pathogenic Avian Influenza), 전염성기관염(Infectious Broncheitis) 등이 있다. 반복되는 계군에 대해 같은 백신과 사양관리를 동일하게 적용하는데도 환절기에는 호흡기 질병의 발생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환절기에 호흡기 질병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환기량 감소
외기온도의 저하는 필연적으로 환기량 감소를 초래한다. 여름 내내 지속적인 최대 환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계사의 환기조건은 환절기를 맞아 아침저녁의 심한 일교차에 의해 급작스런 환기량 감소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환기량의 감소는 계군의 환경이 열악해지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열악한 환경에 반복 혹은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닭은 유입된 병원체에 대한 방어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감염증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병원체에 감염된 개체(닭)는 방어능력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일정기간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분변으로 배출하고 이로 인해 계군 전체 혹은 다른 계사와 인근농장에 대한 감염이 추가로 이루어지게 된다. 환기량 감소는 계사 내에 암모니아 가스 등 유해한 물질의 증가를 초래하게 되어 닭의 1차 방어기구인 기관섬모의 기능이 저하되고 그 결과로 병원체의 체내 침입이 용이하게 되어 빠르고 쉽게 호흡기 질병이 발생하거나 확산된다. 환절기의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설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은 계사의 단열, 고른 환기를 목적으로 하는 바, 그 목적은 계군에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환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환기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여 계군이 부분적으로 질병에 대해 감수성이 증가하는 경우도 많다. 또 최저 설정온도를 높게 설정하여 온도가 떨어지는 시간동안의 환기량이 지나치게 감소되어 계군이 호흡기 질병에 이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 백신접종 소홀
계군에 대한 백신접종 실시는 특정 병원체에 대한 계군의 방어능력을 부여하여 병원체가 계군에 유입되더라도 잘 견디게 해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백신접종이 잘 이루어진 계군은 그만큼 그 병원체에 대한 감수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백신접종이 잘 이루어져 대부분의 닭들이 일정수준의 항체역가를 보유하고 있다면 일정수의 닭에 대한 감염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심각한 감염증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백신접종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계군은 병원체 유입 시 감염증 성립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병원체에 감염된 개체가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분변으로 오랜 시간 동안 배출하여 계군에서 계군으로, 그리고 농장 간 전파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된다. 육성과정에서 실시되는 기초백신의 소홀은 산란 중에 감염되는 질병에 대한 피해가 크게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또 기초백신이 소홀했던 계군은 같은 피해를 반복해서 입는 경우도 발생한다. 젊은 계군이 환절기 호흡기 질병인 ND와 같은 질병에 나이가 든 계군보다 감수성이 높아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획득면역의 부족에서 기인된다.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LPAI)에 대한 백신접종이 2007년부터 실시되어 그 피해가 상당히 감소하고 있지만 환절기 이후에 LPAI 미접종 계군이나 1차 접종만 실시한 뒤 항체역가가 상당히 감소한 계군에서 여전히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3) 낮은 습도(습도관리 미흡)
환절기에 환경온도가 떨어지면 상대습도도 동반하여 떨어지게 된다. 계군이 습도가 지나치게 낮은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게 되면 기관점막(tracheal mucosa)의 점막섬모(Mucociliary blanket)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병원체의 체내로의 침입이 용이하게 되어 쉽게 감염증이 성립된다. 점막섬모는 먼지 및 병원체의 기계적인 배출, 화학물질(lycin등) 및 면역글로부린(immunogloburin)의 분비 등이 이루어지는 호흡기 질병에 대한 1차 방어기구이다. 육추 초기의 온도유지를 위하여 가동하는 열풍기 사용으로 습도의 급격한 저하가 일어나 탈수 및 난황흡수 불량, 우모불량, 식욕의 감퇴, 성장부진, 연변발생 등에 의해 호흡기 질병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게 된다.
4) 차단방역의 실패
여름철과 환절기 이후의 차단방역의 의미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것은 여름철과 환절기 이후 계군의 환경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호흡기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가 계군에 유입되더라도 계군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을 수 있지만, 환절기 이후로는 계군에 병원체가 유입되면 계군 전체가 감염되어 생산성에 큰 차질을 주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조건이 성립되게 된다.
2. 환절기 호흡기 질병의 발생동향
호흡기 질병의 발생동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후이다. 앞에 설명한 바와 같이 호흡기 질병의 경중을 결정하는 것은 계군의 환경이다. 환기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계군에서의 호흡기 질병의 피해는 가벼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여름이 길어 더위가 늦은 가을까지 나타나고, 겨울은 어느 해 보다도 짧아 호흡기 질병에 의한 피해가 최근 몇 년간 가장 적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작년 같은 기후가 올해도 이어진다면 호흡기 질병에 의한 계군의 피해는 지난해보다도 더 줄어들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환절기 호흡기 질병의 발생 양상은 얼마나 빠른 시기에 온도가 떨어져 계군의 감염증이 손쉽게 일어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ND와 LPAI가 동시에 발생하여 피해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10년의 환절기(동절기) 중에서 2008년 가을에서 2009년 봄이 되기까지의 기간처럼 ND의 피해가 적었던 적은 없었다. 이것은 여느 해보다 기온이 높았던 이 기간의 기후와 2007년부터 실시된 LPAI 백신접종으로 LPAI의 피해가 현저히 줄어든 결과가 만들어낸 주목할 만한 호흡기질병 발생동향이다. 반면 닭뉴모바이러스감염증(APV)의 발생이 점차 확산되면서 예기치 못한 피해를 겪는 농장도 늘어가고 있는 것이 최근 산란계 농장의 질병 발생 상황이다.
3. 호흡기 질병의 극복방안
환절기에 갑작스런 생산성 차질을 불러오는 호흡기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체의 대부분은 바이러스(ND, IB, LPAI, APV 등) 이다. 이러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호흡기 질병의 발생 원인으로 인식된 사항들을 개선 보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농장주나 관리자의 지나친 고정관념과 편견은 반복적 피해를 고정화시키는 가장 큰 질병발생 원인으로 남을 수 있다.
1) 환기개선
환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호흡기 질병이 자주 발생하는 농장들의 대부분은 환기시설 혹은 환기시설의 올바른 활용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환절기 호흡기 질병의 피해감소를 위해 환기를 개선하고자 할 경우에 환기시설 설계상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병발생과 연관된 범주에서의 분석도 매우 중요하다. 년 중 산란 성적이 우수하고, 계군이 질병에 잘 이환되지 않는 농장들의 가장 공통된 특징 중의 하나는 계사의 환기시설이 우수하고 또 이를 잘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계사의 길이가 짧고, 환기능력의 여력이 일정부분 유지되어 환기의 부족함이 없고, 계절별, 시간대별 환기관리가 꼼꼼하게 이루어지는 농장들은 호흡기 질병에 많이 시달리지 않는다. <표1>은 계사환기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하여 농장에서 최근에 3일간 연속으로 실시한 환기상황 분석표 중의 하나이다. 이 농장에서 최근 환기관리상의 문제점이 발견되어 환기상황 분석표 작성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결과 농장에서 환기상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점도 동시에 해결되었다. <표2>는 지난 해 12월 M농장에서 실시한 환기상황 분석표이다.
<표 1> S농장 환기상황 분석표
<표 2> M농장 환기상황 분석표
2) 철저한 백신접종
환절기의 호흡기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절기에 접어드는 과정에서 실시한 혈청학적 모니터링을 통하여 얻은 결과를 토대로 추가접종 계획을 수립하여 실시해야 한다. 외기 온도가 심하게 떨어지고 나면 언제든지 계군이 각종 호흡기 질병에 이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서둘러서 환절기 백신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ND 등에 대한 분무백신접종의 실시도 여름철이라는 이유로 미루어 놓았다면 9월부터는 한 계군도 빠짐없이 분무접종을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육성 중에 있는 계군은 호흡기 질병이 다발하는 시기에 호흡기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기초백신 접종에 만전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3) 습도관리 강화
계군이 호흡기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는 적정습도 유지이다. 특히 육성과정에서의 습도관리는 계군의 평생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필자는 습도관리를 강화하고 난 이후로 농장의 생산성이 안정되는 것을 수차례 경험하고는 농장마다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육성과정에서 계군에 실시하는 ND와 IB의 생독백신을 분무로 접종할 경우에도 적정습도를 유지하고 있는 계사에서는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접종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는데 비해 건조한 계사에서는 심한 접종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적정습도는 입추 후 첫 일주일간은 약 70%로 유지해야 하며, 15일령에서 30일령까지는 약 65%, 120일령 이후에는 50%정도이다. 습도가 낮은 건조한 계사에서는 호흡기 점막의 자극 뿐 아니라 면역기능의 저하로 인한 감수성이 높아지므로 특히 환절기에는 계군의 저습조건에 노출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4) 철저한 차단방역관리 실현
완벽한 차단방역을 실현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계군이 각종 질병의 피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모든 방역활동의 최종 목표는 완벽한 차단방역이다. 농장이 이러한 목표를 설정하고 차단방역 절차를 만들어 이행하는 과정을 통하여 농장에 유입되는 병원체를 현저히 줄여나갈 수 있는 것이다. 농장 울타리, 계사, 개체의 3단계에 걸친 차단방역 절차와 개념을 설정하여 농장주와 모든 관리자들이 이를 준행하는 것이 환절기의 호흡기 질병을 예방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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