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전문가들이 염소의 품종개량, 사육기술 확립 등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재래종 흑염소.
산업화 첫걸음을 준비하는 염소산업은 품종개량, 사육기술 확립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널려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우선 산업화를 위한 첫단추로 생산기반을 체계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동안 국내 염소산업은 개량 사업과 우수 종축 보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생산성 하락, 품질 저하 등 여러 문제점들이 나타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수한 개체를 확보, 종축으로 개량해 농가들에게 보급하는 일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품종 개량 시엔 개량종과 재래종인 토종 염소의 개량목표를 각각 설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고기용 개량종의 경우 증체량 증대를 목표로 품질 향상을 추진하고, 나머지는 흑염소가 건강식품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을 바탕으로 기능과 특색을 살리는 작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의 한 연구관은 “흑염소는 흑염소대로 후대검정을 통해 종모축을 선발해 재래종의 고유가치를 보존하고, 개량종은 수입을 통해 우수 개체 확보에 힘쓰는 등 품종 개량을 위해 투트랙(two-track·이분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염소고기의 유통체계 구축 또한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현재 염소 도축장은 경북 안동, 강원 원주 등 25개소로 파악됐지만 이마저도 다른 가축과 함께 도축이 이뤄져 농가들은 한번의 도축을 위해 오랫동안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도축장 대신 농장이나 식당 등에서 불법으로 도축하는 농가들이 발생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농가 개개인이 도축장을 통해 식당에 직접 납품하는 형태로 대부분의 염소고기가 유통되다보니 기준 가격을 산정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지역별 염소 전용 도축장을 확충하고, 도·소매 단계의 유통가격 조사체계를 구축하는 등 유통체계 확립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아울러 생소한 염소고기를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다양한 요리법과 신제품을 개발·보급하고, 시식회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염소고기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홍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축산물 안전성이 소비자들의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국가기관의 각종 인증제도를 도입해 염소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와 관련, 김영민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사무관은 “생산자단체·학계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 의견을 수렴한 뒤 염소산업 활성화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며“이를 위해 생산·유통·소비까지 산업의 전 단계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종축 연구개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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