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시장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러시아를 덮친 폭염과 가뭄, 파키스탄·인도 등 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홍수 등으로 2008년 국제 식량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세계를 엄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합사료 원료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배합사료업계의 불안도 확산되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인근 국가를 덮친 폭염과 산불로 국제 밀 공급량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3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국내 재고량을 유지하기 위해 연말까지 러시아산 곡물의 수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최근 밝혔다. 세계 1위 보리 수출국이자 6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도 곡물수출 제한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 생산대국인 카자흐스탄 역시 이번 가뭄 피해로 수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과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엇갈리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밀 재고량이 2천만톤 있는데다 옥수수 역시 풍작을 이뤘기 때문에 국지적인 문제로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곡물 생산량이 기존 예상치 대비 15%, 카자흐스탄 18%, 우크라이나 15% 줄어든다고 해도 미국의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 수준에 달하면서 공백을 메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배합사료업계는 이미 옥수수와 밀을 금년말 사용량까지 구매해 놓은 상태로 당장 ‘발등의 불’은 아니라며 다소 느긋해 하면서도 옥수수와 밀 가격이 폭등하면 공급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한편 12일 현재 밀의 국제가격은 톤당 240∼250달러, 옥수수 250달러, 대두박 450달러로 1주일 사이 30%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