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6일자에 보도된 유력 일간지 중앙일보의 “농축산업 구조개선 시급하다”라는 시론은 어떻게 이런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글이 지면에 실릴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시론의 요지는 축산업은 온실가스배출량이 많고 수질오염과 수자원 낭비가 심하고, 축산물 가격이 높아 포기해야 한다며 축산물은 수입해서 먹고 축산업대신 원예와 육종으로 농축산업구조가 재편돼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선진국에 그와 같은 사례가 있는가.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축산업을 포기하면 경종농업에 유기질비료를 공급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경종농업도 화학비료만으로 농산물을 생산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토양에 유기질 비료를 공급하는 축산업을 포기하면 경종농업도 포기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농축산업 모두가 존립할 수가 없는데 그래도 좋다는 말인가. 지구상에 농축산업이 없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아가 농축산업이 선진화되지 않은 선진국도 없다. 원예와 육종으로 농축산업의 구조개선을 주장하는 것은 나라를 망치자는 견해이고 이런 생각이 ‘중앙일보’라는 영향력 있는 일간신문에 실렸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이 신문 보도직후 축산농민과 축산업계 종사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농식품부는 즉각 반박자료를 배포했다. 정부가 발빠르게 문제의 시론 내용을 비판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정확한 자료를 제공한 것은 높이 평가 받을만 하고 축산인들이 정부를 믿고 공동대처를 할 수 있게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칼도 잘못 사용되면 살인무기가 될 수도 있다. 축산업 포기를 주장하는 이런 황당한 글이 한·중 FTA와 4대강 사업에 잘못 인용되지 않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문제의 시론에서는 첫째 축산업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생산하지만 온실가스는 총배출량의 18%를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FAO의 자료인 ‘Livestock’s Long Shadow(2006)’를 인용했다면 이는 전 세계의 GDP중 전 세계의 축산업의 비중이 1.5%이면서 전 세계의 온실가스 생산의 18%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축산업을 포기하고, 수입 축산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의 모순이다. 우리나라의 축산업이 아니고, 전 세계가 축산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말 할 수 있겠는가. 전 세계가 축산업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 경제학자로서 또한 대학의 명예이사장이 이런 논리를 전개한다는 것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어떤 국가도 온실가스 문제로 축산업을 포기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도 FAO자료에서 말한 18%는 1차산업인 전통적인 축산업 즉 장내발효와 축분 분해시 발생하는 온실가스만이 아니라 사료의 생산·운송·급여, 가축의 사육·도축가공, 축산물의 운송 판매 등 축산업 관련산업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의미한다. 따라서 필자의 주장대로라면 축산업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전체를 포기하자는 것과 같다. 백번양보해 축산물을 수입하더라도 운송·판매하는데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1차산업인 농축산업의 온실가스 발생량은 국가 전체 발생량의 2.9%에 불과하며 축산업은 1% 정도로 미미하다. 필자가 인용한 FAO의 Livestock’s Long Shadow 자료는 신뢰성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과다 계상되었다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시론 필자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만 전 세계가 온실가스 생산을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축산분야도 그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축산을 포기하라고 논리를 비약시키는 것은 자동차 배기 가스를 문제삼아 자동차를 없애고 걸어다니자는 것과 다를바 없다. 둘째, 축산 배설물의 배출량, 살충제와 항생제 사용량 등에 관한 자료는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언급해야 하는데 마치 1차산업인 가축의 사육에 국한되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사실상으로는 축산업과 관련된 모든 산업을 포함해서 조사된 자료이기 때문에 수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물문제에 대해서도 축산물을 수입으로 대체하면 84억t의 용수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수치도 같은 관점에서 봐야한다. 소·돼지가 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소·돼지를 기르지 말자고 하는 해괴한 논리가 어디에 있는가. 참고로 한우 1마리가 하루에 먹는 물의 양은 20.5ℓ이고, 국민1인당 물소비량은 362ℓ이다. 문제의 시론를 집필한 필자는 사회 지도층의 한사람으로 우리 축산을 수질오염과 수자원이나 낭비하면서 온실가스만 배출하는 없어져야 할 산업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으로 영농현장에서 안전한 축산물 공급에 땀흘려 일하는 축산인과 축산관련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었다는 점에서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우리 축산인들도 가슴을 열고 농축산업에 대한 쓴소리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가축분뇨로 좋은 비료를 만들어 농지에 환원시켜 땅심을 올려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악취를 제거하고 깨끗한 축산, 무항생제 축산에 매진, 농축산업이 생명산업으로서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반드시 존재해야 할 산업이라는 것을 국민 모두가 인식하도록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