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품종은 전세계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1981년도에 통계를 보면 세계적으로 4억7천만마리가 사육되고 있고 이중 아시아 지역이 58%,아프리카 지역이 32%를 차지하고 있다. 염소는 기후에 대한 적응성이 강하여 어디서나 기를 수 있으며 자연환경에 의지하여 사육하다 보니 잡종화가 심각하여, 품종으로 분류된 것보다는 다양한 형태를 지닌 재래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품종의 분류에는 그 용도에 따라서 유용종, 육용종, 모용종, 겸용종(모,육겸용)으로 구분하고 있으나, 외국에서는 유용종과 모용종이 많이 발전되어 있고 최근에는 육류산업 대체 품종으로 보급하기 위한 육용종 개발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육용종으로 이용하고 있는 흑색종인 재래흑염소가 하나의 품종으로 고정되어 약용 및 육용으로 사육되고 있으며, 그밖에 다른 품종을 사육하는 농가가 거의 없으므로 품종별로 간략하게 특성을 소개하고 재래흑염소에 대해서 기술하고자 한다.
(1)유용종 ●자아넨종 가장 대표적인 유용종으로는 스위스의 서부 베른 지방의 자아넨 계곡이 원산지이며 털은 순백색 또는 크림색을 띈 백색이다. 광택이 있는 짧은 털이 몸에 잘 붙어있고 피부색은 연분홍색 또는 그 중간색이다. 암수 모두 턱수염이 있으나 수컷의 수염이 유난히 많고 길다. 유용종중 산유량이 가장 많으며 산유기간은 300일로서 최고로 2.230kg 산유 기록을 내었다고 하며 보통 산유량은 500~800kg이다. 1일 최고 유량은 3~5kg이며 전기간 1일 평군 2kg이다.
[자아넨(Saanen) - 새끼 3마리 분만 후의 유방
암컷의 체형은 동체가 뻗어서 길고 가슴은 넓고 깊다. 등은 수평으로 십자부의 폭이 넓다. 요각에서 둔부가 후방으로 경사지고 네 다리는 튼튼하고 길며 몸높이는 68~78cm, 몸무게는 50~65kg으로 유용종중 특유의 정삼각형(쐐기형)을 하고 있다. 수컷은 가슴의 발달이 좋고 축사 사양에 적합하여 조숙성이다. 자아넨종은 대체로 뿔이 없는 것이 많으나 뿔이 있는 것도 있다. 자아넨종의 종류로서는 브리티시 자아넨(British Saanen)종, 아메리칸 자아넨(American)종, 화이트 자아넨 인플루우브(White Saanen in-Pluve)종, 소련의 인플루브드 노오스 러시안 (inpluvednorth Russian)종, 일본자아넨종, 알파인 (Alpine)종 등이 있고 오스트리아, 캐나다, 인도, 남미에서도 많이 사육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1903년 일본자아넨종이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현재 축산 기술연구소 남원지소와 서울대공원에서 시험용 EH는 고나상용으로 사육되고 있는 정도이다. 그 외 유용종으로 톡겐부르그(Toggenbrug)종, 누비아 (Nubian)종, 프렌치 알파인 (French Alpine)종, 라만차(La Mancha)종 등이 있다.
(2)모용종 ●앙고라(Angora)종 앙고라종은 터키의 앙고라 지방과 미국 텍사스주가 원산지로서 미국 앙고라종이 더 크다. 원종은 히말라야 티벳 등의 산악지방에서 서식하는 말코(Malco)염소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뿔이 있고 턱수염이 나 있으며 귀는 아래로 늘어져 있다. 미국 앙고라종의 수컷은 체중은57~80kg이고, 암컷은 40kg 정도이다. 면양의 털과는 달리 매년 늦봄부터 초여름까지 털이 빠지기 때문에 그 전에는 채취하여야 한다. 털의 길이는 20~25cm이고 털 채취량은 암컷이 1.3~27kg, 수컷은 4.5~5.5kg이며 6년령 이상의 것은 상품가치가 없으며 고기로서는 가치가 높다고 한다. 그 밖의 모용종으로는 카시미어*Cashmere)종과 카라클종 등이 있다.
(3) 육용종 ●보어(Boer)종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육되는 품종으로 정육량이 대단히 높아 전문적인 고기용으로 이용되며 영국과 호주 등지에서는 이들 품종을 도입하여 육종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어 앞으로 육류수출 산업에 대비하고 있다. 염소고기는 아랍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소비율이 높으며 보어종은 체중이 수컷은105~135kg, 암컷은 90~100kg에 이르는 대형종이다. 보어는 성질이 온순하여 사람을 잘 따르고 연평균 1.5회 정도 새끼를 낳고 1회 출산시 2마리의 새끼를 생산한다. 보어는 지방이 적어 정육률이 대단히 높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다른 품종에 비해 크며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품종이다. 이밖에 모육겸용종인 앵글로 누비아 (Anglo nybian)종은 영국에서 아프리카 재래종과 누비아종을 교배하여 하나의 품종으로 공인된 것이다.
(4)한국 야생산양 양아과 산양속에 속하는 종으로 인도, 미얀마, 시베리아, 중국, 한국에 분포하고 있다. 키는 55~75cm, 몸길이 95~130cm, 체중 25~42kg으로서 대개 12월~1월 사이에 교미하여 5~6월경에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꼬리는 재래흑염소와는 달리 20~45cm로 길게 늘어져 있으며 불은 가늘고 곧고 짧다. 털색은 담회색 또는 적갈색을 띄고 있다. 야생산양은 험준한 암벽을 잘 타며 보통 6~7마리가 모여 살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활동하기도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북한 지방을 비롯하여 설악산 일대와 비무장지대의 건봉산 고진동 계곡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야생산양은 맹수가 사는 산 속에서 서식하는 관계로 이른 아침과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먹이를 섭취하고 낮에는 바위틈이 있는 험준한 곳에서 되새김하면서 지낸다. 겨울철에는 나뭇잎과 열매를 먹기도 하고 눈이 많이 내릴 때에는 눈 속을 헤치고 먹이를 찾거나 나무껍질을 벗겨먹기도 한다. 천적인 살쾡이, 독수리 등이 나타나면 산양 특유의 괴성을 질려 동료들에게 알리고 최악의 경우 이들을 벼랑 끝으로 유인하여 뿔로 싸우기도 하며 발길로 차서 벼랑 아래로 떨어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 고기와 피, 담낭, 모피 등이 좋다고 믿어 밀렵 때문에 그 수가 격감하고 있다. 전세계 야생산양의 종류는 한국 야생산양을 비롯하여 대만산양,일본산양,붉은고랄,샤모어,고랄,수마트라양,흰바위양 등 8종류로서 희귀한 동물에 속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217호로 지정되어 하고 있다. 현재 용인자연농원에 1쌍의 어미와 1마리가 생존해 있고 1994년 9월에 자연농원측에서 월악산에 1쌍의 산양을 방사하였다고 한다.
(5)한국재래흑염소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가축으로 길러 오던 재래종으로 체격은 작은 편이다. 원래 염소의 뿔의 유무는 한 쌍의 대립유전자인 무각유전자와 유각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며 무각은 유각에 대해서 단순우성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래흑염소는 유각유전자가 많이 나타나고 있고 간혹 무각도 나타난다. 일제시대와 1960년대에 유용종 염소가 국내에 들어와 재래흑염소와 함께 사육된 관계로 현재 한국재래흑염소의 잡종화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재래흑염소는 개량종과는 달리 강건하고 번식력이 뛰어나며 환경에 대한 저항력도 매우 강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몽이 허약한 사람의 자양강장제로 약용으로 쓰이는 일이 많고 앞으로 육류로 써 소비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래흑염소는 중국대륙 및 대만 지방의 염소와 비슷하여 흑색, 백색, 갈색종중 흑색종이 약으로써의 효험이 있다 하여 전체 사육 두수의 99%이상이 흑색 염소이다. 현재 사육되고 있는 재래흑염소는 외관상으로 여러 가지의 유형이 있으나 이들 중 토종재래흑염소의 혈통에 가깝고 우량 형질을 지닌 유형을 찾아 사육하여야 할 것이다. 재래흑염소중 백색 또는 갈색의 털색을 갖는 것은 이것들이 자아넨종과의 교잡에 의해서 출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그렇게만 이해할 수는 없다. 즉 자아넨종이 수입된 것은 불과 수십 년 전의 일이지만 그 이전에 백색의 재래염소가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흑색 종만을 사육하는 농가에서 백색 또는 갈색종이 변종으로 나오고 있으나 흑색 종만을 선호하는 관계로 이들 종은 그 자취를 감추게 되었을 것으로 본다. 최근 흑색종 사이에서 돌연변이로 태어난 갈색종이 실제 사육되고 있는 점 등 더욱 자세한 연구는 유전학적인 측면에서 고찰하여야 할 것이다.
가)재래흑염소의 특성 ①털색은 검고 짙으며 짧다. 털에 윤기가 나는 것이 보통이다. ②암수 모두 뿔이 있으며 뿔의 모양은 장방형, 낫모양이나 재래흑염소의 뿔은 암수 모두 뿔의 방향이 나란하게 목 뒤 등선 쪽으로 곧게 기울어져 있다 ③턱수염이 있으며 육염이 없어야 한다. ④체중은 암컷이 25~30kg, 수컷은 30~40kg이 보통이다. ⑤우리나라의 기후풍토에 잘 적응되어 있고 요마비와 같은 질병에 강하다.
나)재래흑염소의 체형 재래흑염소는 외국의 산양에 비하여 체격이 작어 몸높이는 평균 51.61 ± 3.67cm이고, 몸길이는 59.74±4.53cm이며, 체중은 26.91±5.14kg이다. 체중이나 몸높이는 재래흑염소중 보편적인 개체들을 기준으로 삼아 측정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잡종화되어 있는 염소들은 각각의 편차가 커서 평균 체중이나 평균 몸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우리나라 재래흑염소는 유용이나 육용으로 부적당하므로 앞으로 육류로써 소비에 대비하여 흑색종의 육용염소를 육종 개량하여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흑염소전문 위원회를 농림수산부 내에 설치하여 흑염소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에 적극 지원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